• 1
  • 2
  • 3
어쿠스틱기타
Community > 어쿠스틱기타
그는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연화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희수 덧글 0 | 조회 258 | 2021-03-19 12:08:46
서동연  
그는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연화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희수는 빙그레 웃음을 띠며 자신의 몫을 그녀들에게 양보했다. 벌써 사흘째 내리 열차로 뉴질랜드를 종단·횡단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이 나라 철도청의 과잉 서비스에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조식, 중식, 석식 세 끼의 식사 메뉴에 사이사이 끼여 있는 두 번의 티 타임,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나오는 빵덩어리를 주는 족족 커피에 찍어 먹다 보니 확실하게 변비를 얻고 만 거였다.그녀는 동선보다는 일권과 상미의 존재를 더 의식하고 있었다. 블루스 타임이 되어 자연스럽게 동선과 얽힌 상태에서도 그녀는 일권을 주시했다.NHK방송국 건물이 보이는 길을 걸으며 동선은 시부야 거리의 정경이 참으로 편안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응접 테이블의 명함꽂이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만나다 보니 그렇게 됐어. 생각나면 아무 때나 만나기로 계약을 수정했어.』『솔깃한 제안이지만 홍콩은 좀 차분해질 때로 미루고 가까운 데서 맛있는 저녁이나 사 주세요.』동선은 블루맥주 최종명 사장의 힘을 빌려 이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그런 이유로 극장주는 조경에 관해 충고를 해주고 하수지를 연결해 준 블루맥주의 최종명 사장에게 고마워했다. 물론 한 푼의 중계료도 먹지 않고 작가에게 고스란히 지원해 준 동화조경의 배려에도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누가 그 이치를 모르나요? 밤낮을 바꿔 살고 식사시간을 맞추기 힘든 이 직업을 가진 게 죄라면 죄겠죠.』『오연화가 잘하잖아.』그녀는 맞은편의 사내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내가 도와 줄게. 다음에 연락이 오면 모르는 척하고 약속을 하란 말이야. 아직 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주도권은 너한테 있을 거야.』둘은 자연스럽게 주방쪽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그날 밤.남편은 짐짓 걱정된다는 눈빛으로, 또 아쉽다는 눈빛으로 떨어져나가곤 했다.누추하지만 저 사내는 내 생활 그대로의 모습에 감동할지도 모른다.40평은 너끈히 넘어갈 평수의 오피스텔은 넓으면서도 정교한 실내장식으로 인해 허허롭지 않았다. 그녀는 차근차근 방 안의
그녀가 가까스로 눈을 떴을 때, 사내의 눈은 감겨 있었다. 실내는 여전히 어두웠으나 썸너 비치의 가로등 불빛이 거실 유리창을 통해 은은하게 투영돼 그의 이목구비를 비췄다. 그의 얼굴은 석고상처럼 창백하면서도 흠잡을 데 없이 잘 깎여 있었다. 훤칠한 이마 밑에 황금분할로 구획된 눈썹과 콧날.무엇이 그녀를 자살로 이끌었을까? 스스로 숨을 끊으면서 그녀는 세상에 어떤 적개심을 품었을까?『누가 제 이름을 알려 주던가요?』『같이 씻어요.』그녀는 움찔 놀랐고, 두 무릎을 꽉 끌어안았다. 밀착된 허벅지 사이에 뜨거운 감촉이 느껴졌다.아, 이 스산한 세상아!『희수야, 그 남자 어디서 만나기로 했니?』그는 은영 일행을 보더니 자리를 옮기자고 했고 가까운 찰떡등심집으로 데려가 꿀맛 같은 등심을 사 줬다.『마음이 참 따뜻해요. 낯선 사람이 손을 내밀었는데 선뜻 잔을 건네다니.』그때 욕실문이 살짝 열렸다.희수는 겸연쩍은 미소를 건네며 그에게 다가갔다.『모르겠어요. 그냥 꿈에도 나타나고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와 마음을 교란시키곤 하는 거예요.』『그런 걸 좋아하시나 보죠?』일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너무 사전 동작이 컸던 탓에 목표를 가격하지 못했다.『예산은요?』『그걸 어떻게 말합니까. 소재만 좋다면 제 월급 전부라도 털어서 보답할 수 있다면 되겠습니까?』『성능 하난 죽여 주지.』그녀는 부드러웠다. 그러나 낯선 손님의 얼굴에 고정시켜 놓은 눈초리에 경계심이 묻어 있었다.밤새 폭우를 뿌렸던 하늘이 조금씩 개어 가고 있었다.『네.』그는 기억력이 비상했다. 희수는 쑥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대꾸했다.그렇구만!그로부터 며칠 후, 고동석은 강남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잠복근무중인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강도, , 폭행, 공갈협박이 어우러진 죄명이었다.그러자 여자는 남자의 제복을 훑어보며 맞장구 친다.상미는 제풀에 지쳐 비디오를 껐다. 그리고 나서 수화기를 들었다.뜨거웠지만 안타까움 짙은 페팅이 끝나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일권은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두드렸다. 이상한 등반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